"나는 날마다 죽노라!"

“나는 날마다 죽노라!” 최요환 목사

바울 사도는 고린도교회를 향해 ‘부활신앙’을 증거하면서 “나는 날마다 죽노라”라고 외친다.최근 몇년간 기독교인들 사이에 한참 유행했던 단어 중에 ‘내려놓음’이라는 단어가 있다. 나의 욕심과 주장과 죄성을 십자가 앞에 내려놓는다는 의미이다.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무엇을 위한 죽음이며, 무엇을 위한 내려놓음인지를 생각해 보아야할 것이다. 하나님께서 원하시고 기뻐하시는 성경적인 방향과 상관없는 ‘나의 죽음’과 ‘나의 내려놓음’은 또다른 나 중심의 모습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마태복음 12:43-45에 나오는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해보자. “더러운 귀신이 사람에게서나갔을 때에 물 없는 곳으로 다니며 쉬기를 구하되 쉴 곳을 얻지 못하고, 이에 이르되 ‘내가 나온 내 집으로 돌아가리라’하고 와 보니 그집이 비고 청소되고 수리되었거늘, 이에 가서 저보다 더 악한 귀신 일곱을 데리고 들어가서 거하니 그 사람의나중 형편이 전보다 더욱 심하게 되느니라. 이 악한 세대가 또한 이렇게 되리라.”

악한 세대로 대표된 그 사람에게 무슨 문제가 있었던 것인가? 그 집이 비고 청소되고 수리되었다는 것이긍정의 의미로 쓰인 것이 아님을 눈치채야한다. 비고 청소되고 수리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그 빈 자리가 무엇으로 채워져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우리의 마음이 하나님의 말씀과성령의 인도하심으로 채워지지 않으면, 여전히 사탄의 권세 아래 있게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날마다 죽는 것’ 그 자체가 목적이 될순없다.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살기 위해 죄에 대해 죽어야 하는 것이다! 주님과 상관없는 죽음과 내려놓음은 또다른 사망의 길일 뿐인 것이다.

그럼 날마다 죄와 욕심과 주장 등 하나님 앞에 교만한 삶의 모습에 대해죽고, 주님과 함께 살기위해 우리가 추구해야할 것은 무엇인가? 로마서 12:1-2은 그 답을제시하고 있다.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1a)

이 영적예배는 이 세대를 본받지 않는 일이며, 속사람이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의 인도하심에믿음으로 순종함으로 변화되는 일이며,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을 따라 사는 것이다.

그런데, 이 ‘영적예배’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성령의 신비한 은사가 동원되는 예배를 가리키는 것일까?그렇지 않다. ‘영적예배’이라 번역된 단어로인해 많은 이들이 혼동하고 있다. ‘영적’이라 번역된 헬라어 단어 ‘로기코스’(logikos)의 본래 의미는 ‘합당한’(reasonable),‘사려깊은’(thoughtful), ‘논리적인’(logical)이란 뜻이다. 그리고 ‘예배’로 번역된 ‘라트리아’(latreia)는 ‘섬기다, 제대로 일하다’는 뜻이고, ‘몸’으로 번역된 ‘소마’(soma)는 단순한육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영혼과 육체를 아우르는 인간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는 우리 육신을 입고 살아가는 모든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께 바쳐진 살아있는 제물임을 깊이 자각하고, 실제로 그렇게 살아가야 함을 가르치는 것이다.

따라서 ‘몸으로 드리는 산제물로서의 영적예배’는 ‘신비스럽고 은혜롭게 드리는 주일예배’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은 그리스도인이 가져야할 분명한 삶의 자세와방향을 가리키는 것으로,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가는 동안 하나님을 하나님답게 제대로충성되게 섬기라는 뜻이다. 다시말해 하나님을 마땅히 창조주시요 역사를 주관하시며 나를 지켜보고계시는 살아계신 하나님으로 여겨, 나 중심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고믿고 충성을 다해 섬기는 삶의 수고가 우리가 추구해야할 삶의 방향과 자세이며, 하나님께서 기뻐받으시는 예배자의삶인 것이다.

‘나는 날마다 죽노라’고 고백했던 사도 바울이 외친 “속지 말라. 악한 동무들은 선한 행실을 더럽히나니, 깨어 의를 행하고 죄를 짓지 말라.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자가 있기로 내가 너희를 부끄럽게하기 위하여 말하노라”(고전 15:33-34) 말씀을 경고삼아, 우리 모두 그리스도와함께 살아가는 기쁨이 넘치는 복된 인생으로 살아가자.

내 죄된 성질과 욕심은 이미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죽었음을 분명히 깨닫고, 세상에 속지말고 이제는 하나님을 사랑하며, 그의 나라와 의를 위한 거룩한 열정의 사람이 되어 제대로 살아보자! 이를 위해 오늘도 우리는죽어야 한다. 그래야 주님이 우리 속에 사심을 세상이 보고 알게되기 때문이다.